“출근하는 사람보면 눈물이 나요”...(펌)

“출근하는 사람보면 눈물이 나요”...(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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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신청 50만시대’ 25세 구직자 박은희씨의 ‘한숨’)

“세상에 내가 일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지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3일 저녁 서울 성북구 동선동 성신여대 부근 한 커피숍에서 만난 박은희(가명 여·25)씨는 “아침에 직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
눈물부터 나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해 8월 실직한 그는 지난 5개월동안 직장을 찾기 위해 400여장이 넘는 이력서 를 제출했고, 100여곳에서 면접을 보았다.
하지만 그에게 ‘구원의 손’을 내민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박씨는 “실업상태가 이렇게 오래 갈 줄은 몰랐다”면서 ‘눈물 겨운’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그는 사금융회사에서 6년동안 경리로 일했다.
회사에 다니면서 방송통신대도 졸업했다. 그래서 취업에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찬 겨울바람보다 더 매서웠다.

지난해 초부터 회사의 재정상태가 갑자기 악화하면서 몇개월 째 월급이 밀리더니
회사는 끝내 문을 닫았다. 그는 체불임금은커녕 퇴직금도 한푼 받지 못하고 쫓겨나듯
회사를 떠나야 했다. 실업급여도 신청할 수 없었다.

박씨는 우선 고용안전센터를 통해 구직자 등록을 마쳤다.
인터넷 등을 뒤져 ’경리 모집’이라는 문구만 보이면 무조건 원서를 넣기 시작했다.
하루 평균 3∼4곳, 한 달 사이 50여곳에 원서를 냈고, 이중 10여곳에서 면접을 봤다.
그나마 경리분야는 직원을 뽑는 곳도 많아 “곧 (취업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박씨의 생각은 빗나갔다. 1∼2명을 뽑는 모집에 100여명 이상이 몰리면서
재취업의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6년동안 한 회사에만 있었기 때문에 일자리가 있다는 것이 이 렇게 소중한지, 재취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몰랐어요. 사실 회사 나올 때만해도 곧 취업할 수 있을 거라 믿었죠.”

구직자가 몰리면서 회사의 요구사항은 까다롭기만 했다.
“엑셀 할 줄 아느냐, 포토숍 할 줄 아느냐” 등 컴퓨터 능력은 기본이 고, “그정도 영어실력 갖고 어떻게 취업할 수 있겠느냐”며 대 놓고 핀잔을 주는 곳도 있었다. 월급도 인색했다. “월 80만~90 만원이라고 공고를 보고 막상 면접을 보러 가면 ‘회사사정이 어렵다’면서 공고보다 더 적은 월급을 제시하는 곳도 많았다. 어떤 회사는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월 50만원에 일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 곳도 있었다.

박씨를 더욱 힘들게 한 것은 실직자를 보는 냉혹한 사회의 시선 이다. 면접 때 마치 사회 부적응자처럼 괄시하는 것이 다반사였 다.“자신의 분수도 모르면서 무슨 취업이냐”, “실력없는 것은 이해하는데 기본이 안되는 것은 용서못한다” 등 인격모독성 말도 들어야 했다.

박씨는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해서 갔더니 1~2시간 기다리게 해 놓고 ‘이미 취업자가 결정됐으니 그냥 가봐라’는 수모도 적지 않게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최근들어 구직원 서를 낼 곳조차 찾기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원래 연말이나 연초에는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이 없어 뽑는 곳도 없다”며 “이러다가 영영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 때문에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이라고 했다. 그는 인터뷰가 끝나자 마자 “취업사이트를 훑어봐야 한다”며 인근 PC방으로 향했다.

문화일보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 

Comments

모크렌
난엑셀할줄몰르는데...한글도..오직맥만;;알아야되나; 
★쑤바™★
그나저나 땡땡땡님....-_-
맨날 블러디쇼에 갖혀 계신줄말 알았는데..
가끔 햇빛 쏘이러 이리로 발걸음 하시는군요..ㅋㅋㅋㅋㅋ 
★쑤바™★
음....
난 정말 불행중 다행이었구나...
그렇게 금방금방 일할 수 있었던걸 보면... 
푸푸치
휴... 힘들구나 힘들어~ 
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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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emoticon_006백수생활을 데뷰할때는 돼지저금통.... 
김도현
저래서 성형을 하는것 같군요. 타 직업은 몰라도 경리는 외모가 거의 취업을 결정한다고들 하더라구요. 
아켄
에혀~
난쥬 뭐 벌어먹고 살려나~ emoticon_009 
명랑!
애구... 이젠 취업도 인맥이 필요한가... emoticon_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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